설야

문서 7개

설야 1

고죠유지 AU

눈 내리는 밤에 홀로 걸었소부서진 눈 잠기는 호수 곁에서.눈 내리는 밤에 홀로 걸었소흐른 눈 바스러지는 산 나무 아래.눈 내리는 밤에 홀로 걸었소내리는, 내리는 눈 쌓인 끝없는 들판.“헉, 헉…….”거친 숨소리가 폐허와 메마른 나무 사이에 부딪쳤다. 보도블럭의 잔해와 나뭇가지 같은 것이 발밑에서 부서진다. 뿌드득, 짓밟힌 눈이 비명을 지르는 가운데 세 사람...

2025. 11. 21.

설야 1

설야 2

고죠유지

더 이상 신역에 침입한 인간 남매 따위에게 관심을 기울일 여력이 없었다. 겨울의 용은 신사로 내려갔다. 산 초입, 신역과 인간 영역의 경계에 자리잡은 신사는 눈이 소복하게 쌓인 것을 제외하면 무척 깔끔했다. 신의 것은 시간마저도 피해 가는 탓이리라. 평소에는 무녀인 우타히메가 관리하고 있기도 했고.직감을 따라 본전으로 향한 그는 한복판에 바쳐진 그것을 발견...

2025. 11. 24.

설야 2

설야 3

고죠유지 AU

잠시 난처한 침묵이 오갔다. 자신이 들은 말을 정리하려는 듯 눈을 끔벅이던 유지는 확인하듯 재차 물었다.“못 벗어난다고?”“이 일대를 벗어날 수 없어. 권속이니까 주인이 같이 있으면 이동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주인.”“이 일대를 다스리는 놈…… 아니 신……말이야. 너를 제물로 받은.”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쁜지 우타히메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유...

2025. 11. 24.

설야 3

설야 4

고죠유지 AU

쉽지 않다.고죠 사토루가 지난 사흘간 이타도리 유지를 지켜보며 내린 결론이었다.아예 외면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뒤부터 그는 이타도리 유지를 관찰했다.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적당히 떨어져서 보았으니 관찰당하는 당사자는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진실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을 터인데, 인간에 대해 제가 품은 선입견과는 좀 달랐다.첫째로 상당히 부지런했...

2025. 11. 27.

설야 4

설야 5

고죠유지 AU

가볍게 점심 식사를 마친 유지는 신사 옆으로 난 샛길을 내려갔다. 산비탈을 돌아 내려간 곳에는 잘 정돈된 공터가 있었다. 사방으로 쌓인 눈은 아침에 신사를 청소한 뒤 치워 놓았지만, 점심을 먹는 사이 다시 눈송이가 조금씩 쌓이고 있었다.그곳에 신이 있었다. 유지는 ‘고죠 선생님’을 바라보았다.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새하얀 아이에게서 이 세상의 것이 아닌 ...

2025. 11. 30.

설야 5

설야 6

고죠유지 AU

자신을 이타도리 카오리라고 소개한 여자는 자연스럽게 남매의 경계심을 허물어뜨렸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후시구로 남매가 냅다 그녀를 따라간 것은 아니었다. 일단은 머물고 있던 이자카야 안으로 들어오게 한 정도였으나, 이타도리 카오리는 개의치 않고 츠미키의 앞에 몸을 낮춰 앉았다.“발목 좀 보여 줄래?”메구미와 시선을 교환한 츠미키는 삔 발목을 카오리에게 보였...

2025. 12. 1.

설야 6

설야 7

고죠유지 AU

쿠기사키는 일단 유지를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 사정없이 등짝을 내리치는 손길에 맞으면서 유지는 비명을 질렀다.“아파, 쿠기사키!”“아프라고 때리는 거야! 이 바보 고릴라가! 살아 있었으면, 살아 있다고, 말을 해야지!”“지금 말하러 왔잖…… 악! 그만! 그만 때려!”자비 없는 손길에 얻어맞으면서도 유지는 피하지 않았다. 왜 때리는지 잘 아는 탓이었다. 괄괄...

2025. 12. 4.

설야 7